스카피쉬(Scarfish) - Miscellaneous
01. 성냥팔이 소녀
02. 예행 연습
03. 안녕하세요
04. 밀린 사랑
05. 소용 없어
믿음과 한 곳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담겨진 봄꽃 한다발
스카피쉬는 2004년부터 만 7년의 시간 동안 한 장의 앨범과 수백회의 듀오공연으로 기반을 다지며 언더그라운드에서 몇 안 되는 좋은 톤의 어쿠스틱 기타와 수려한 여성 보이스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왔다. 2007년에 내놓았던 데뷔 앨범 이후 2012년 늦봄에 내놓은 이번 앨범 Miscellaneous에는 ‘성냥팔이 소녀’를 포함한 5곡의 새 노래들이 수록되었고 라이브에서의 기타와 보컬 듀오 체제가 아닌 리듬파트가 추가된 풀 밴드 사운드로 앨범을 쟁였다.
스카피쉬는 어쿠스틱 기타, 작곡에 김도승과 작사, 보컬에 장형윤의 듀오 편성이다. 70년대 풍의 싸이키델릭한 포크팝밴드를 결성하기 위해 기타와 보컬이 만났지만 그 이후 다른 파트의 새 멤버영입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으면서 앙상블만 연습하던 둘은 마포 홍익대학 앞 블루버드와 프리버드 그리고 그 유명한 살롱 바다비라는 작은 공간에서 둘만의 출전을 알린다. 한국포크의 거두 ‘하이미스터메모리’와 오늘 이 앨범을 소개하는 필자 ‘김마스타’ 역시 이즈음에 살롱 바다비의 단골가객이었다. 데뷔이전 유명한 커스텀오더의 기타이펙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던 둘은 앙상블실을 나와서 턱앤패티(tuck and patti)를 모티브로 기타와 보컬의 밸런스를 심도 있게 표현하는 작곡과 연주를 구사하며 한 곡씩 레파토리를 추가하여 올드팝과 클래식 록까지 재구성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특히 장형윤의 보이스는 사라맥라클린풍의 백인 소울 가수 스타일로 시원함과 그 고운 음색이 도드라지고 정확한 발음과 찰지게 이어지는 멜로디연결은 청자로 하여금 공감을 일으키는데 좋은 역할을 하고, 두터운 피크로 어쿠스틱 기타의 모든 배음을 뽑아내며 재즈어프로치로 일반적인 반주위주의 어쿠스틱 연주자들과 달리 리듬과 화성, 멜로디까지 채워주는 김도승의 연주는 듀오 편성 임에도 속이 꽉 찬 만두같은 음악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이번 앨범 속에는 ‘예행연습’, ‘밀린 사랑’과 같은 고전적인 발라드와 자신들의 모습을 설명해주는 소품성격의 ‘안녕하세요’ 그리고 그동안 보여주었던 스카피쉬 만의 드라이브 감을 주는 ‘성냥팔이 소녀’와 ‘소용없어’가 자리잡았다. 스카피쉬의 슬로우 템포는 집중도에 있어서 여타의 뮤지션들과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이는데 현대시어를 사용한 가사와 멜로디에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는 고전적인 라인이다. 익숙해진 흐름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는 청자의 면에서 그들의 음악은 늘 친숙함을 전제로 한다. 세월에 잘 다듬어진 음율을 표현함에 공을 들이는 것이 마치 석수가 돌을 정을 사용해 다듬듯이 하는 것이 스카피쉬의 그것과 닮았다. 결코 튀지 않는 음악소리.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현재 음악시장의 유행은 마스터링 작업으로 뻥튀기하여 스피커를 ‘폭파시키자’다. 땅이 흔들리고 벽이 울어줘야 제대로 된 음악 전달력이 생긴다고 하고 방송에서 다른 음원과 비교했을 때 소리가 작으면 호된 꾸중이라도 듣는가 하는 판인데 스카피쉬의 음악소리는 관점이 좀 다르다. 우리의 모든 음악재생기에는 볼륨이라는 것이 있다. 음악을 전달하는데 적당한 수준의 볼륨. 그리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볼륨을 사용해서 듣는다. 억지뻥튀기와 강요가 없다는 것이다. 목소리만 크다고 그 사람의 이야기가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지난 앨범과 같이 이번 앨범에서도 내용에 알.맞.은. 목소리를 담은 스카피쉬의 Miscellaneous.
늘 마주앉아 있는 1인칭 내면소리에 귀 기울이는 스타일이지만 가끔은 ‘성냥팔이 소녀’나 ‘밀린 사랑’과 같이 나와 마주한 상대와의 관계성찰도 있고, ‘예행연습’속에 가사처럼 다수의 청자를 상대로 사는 것에 대한 여지를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오월 단오에 그네를 뛰며 달구경하는 밤. 자정을 경유하며 시시각각 변모하는 달무리와 같은 Miscellaneous(다양한)한 스카피쉬의 음악은 빠르게 달라지고 매일같이 쏟아지는 새로운 소식 속에서 우리를 늘 안정감으로 인도하는 손 때묻은 시집이며 낡은 스웨터와 같다. 정수리를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햇살 속에서도 라일락 향을 가득 품에 안고 찾아온 스카피쉬의 새 노랫소리를 낮은 담장아래에 기대어 이어폰으로 들어보자.
멜론 l http://www.melon.com/cds/album/web/albumdetailmain_list.htm?albumId=2123348
올레뮤직 l http://www.ollehmusic.com/#/AlbumDetail/f_Album_info.asp?album_id=80293644
엠넷 l http://www.mnet.com/album/255371
'Band (밴드) > 앨범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로큰 발렌타인 - Shade (0) | 2012.05.10 |
---|---|
파탈 - 사랑7일차 (0) | 2012.05.09 |
애니멀프렌즈 - 달의 디스코 (0) | 2012.05.08 |
휴먼레이스 - It's You (0) | 2012.05.08 |
멜로우파크 - 그런 날 (0) | 2012.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