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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2 Rap'이라는 어떻게 보면 필자로서는 부담되고 거창한 타이틀로 연제를 시작한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나는 내가 고민했던 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처음에 필리핀에서 접했던 힙합은 Jay-Z의 [Resonable Doubt] 나 Biggie의 [Born Agin], [Ready To Die] 그리고 Nas의 [Ill matic]과 [Still matic]까지 나에게는 모두가 신선한 충격이었고 새로운 자극이었다.
한국어 랩은 당시 조pd 앨범 가사를 통째로 외우고, 당시 PC통신 시절 때 천리안에서 나온 컴플 앨범, 대한민국시리즈 [1999대한민국], [2000대한민국]를 통해서 였고 가리온과 같은 1세대 MC들을 통해서 듣고 외우며 배웠다.
가리온의 2CD는 Instrumental이 수록되어 있어서 전곡에 가사를 붙여보기도 했고 첫 번째 라임 북이라고 할 수 있는 노트를 매워나갔다. 가사를 쓰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어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랩 또한 귀로 듣고 즐기는 음악이기 때문에 단조로운 흐름으로 들려질 경우 가사의 전달력은 물론 랩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질리기 마련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오랜 고민을 해보았다.
다른 래퍼들의 랩 가사를 외우고 랩의 흐름을 따라하는 것은 쉬운데, 나만의 가사를 좀 더 설득력 있고 듣기에 좋은 흐름으로 랩으로 구사하기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나중에 래퍼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내린 결론은 가사를 쓰면서 Flow를 생각하라는 것이었는데, 결국 가사와 Flow는 따로 갈 수 없고 하나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방법론인데 처음에는 가사 전달에만 치중하다가 내 스스로 나의 랩에 질려서,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해서 더욱 고민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역시 Flow와 함께 고민했던 것 중에 하나가 Rhyme에 대한 것인데 Rhyme의 배치와 함께 가사의 중심에 흐르는 Message가 획일 되며 흐트러지지 않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지금도 MC META가 국내 힙합 언더그라운드와 Rap에 있어서 항상 최고의 자리에 머물고 있으며, The Quiett의 “진흙 속에 핀 꽃”의 가사처럼 그를 MC, 래퍼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당시에 가리온의 첫 번째 앨범 전곡을 들으면서, 그리고 P-Type의 [Heavy Bass]를 들으면서 정말 한국어 Rhyme을 위해서 많은 연구를 하신 1세대의 개척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Lyricist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Message가 분명하지 않으면 어느덧 Rhyme이 가사를 이끌고 가는 때도 있으며, 가사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산으로 가는(?) 때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한 곡 전체의 Verse 32 마디 혹은 46 마디를 획일 된 하나의 Message로 최대한 Rhyme의 배치를 Flow의 흐트러짐이 없이 정확하게 하면서 이끌어 나가기란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나에게 Rhyme에 있어서 또 다른 충격을 주었던 앨범은 Rhyme Attack의 [Story At Night]이다. 그의 Rap Name처럼 그가 얼마나 Rhyme에 있어서 충실했으며, 한 곡 한 곡에서 획일적인 주제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눈으로 보이는(?)것처럼 귀로 들을 수 있는 앨범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의도는 필자 스스로 Rhyme과 Flow에 대하여 어떻다고 정의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수많은 래퍼들이 고민했으며 내가 고민했던 것을 누군가는 공감할 것이고, 필자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다. 랩을 함에 있어서 가사를 쓰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과제이고 피할 수 없는 산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훌륭한 선배들의 앨범 또한 수많은 고민과 갈등 그리고 몇 백 개의 verse 들 속에서 피어난 꽃임에 분명하다. 아직까지 한국 힙합 언더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는 분들의 노고와 노력이 있기에, 나 또한 선배들의 앨범을 통해서 랩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필자와 같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거치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공감거리와 재미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고, 필자는 계속해서 How 2 Rap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코너에 매진할 것이며, 예전에 구입한(앞에서 언급한) 선구자적인 한국 MC들의 CD들을 다시 한 번 꺼내어 먼지 쌓인 CD Player를 재생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글 I PL
발행 I 허 웅 / 편집 I 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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